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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둥관 등 珠江 삼각주, 홍콩기업 ‘투자 낙원’으로
각종 비용 싸고 가까워 해마다 진출 ‘러시’

중국 대륙 남부 광둥(廣東)성 일대의 선전(深쉇) 둥관(東莞) 등 이른바 주장(珠江)삼각주 경제권이 홍콩 기업들의 투자 낙원으로 변하고 있다. 크고 작은 투자에 나서는 외자 기업들의 둘중 하나가 홍콩계일 정도이다. 요즘 들어서는 홍콩 재계의 화두가 주장삼각주 진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현지 세관과 각급 기관들의 통계가 무엇보다 현실을 잘 말해준다. 선전의 경우 지난해 진출한 홍콩 독자 기업들의 수가 전년에 비해 30% 가까이 늘어난 600여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02년과 2003년의 15%와 20%에 비해 각각 15%포인트와 10%포인트 늘어난 수치이다. 올해의 경우도 최소한 지난해 수준을 유지, 800여개의 기업들이 선전에 둥지를 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부터는 해마다 1000여개의 기업들이 선전에 진출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1만여개의 기업들이 현재 선전에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

대만 기업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둥관도 선전에 버금가는 홍콩 기업 러시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매달 평균적으로 전월에 비해 10% 이상 많은 홍콩 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둥관은 조만간 대만 기업들의 천국이라는 별명을 반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만5000여개의 홍콩 기업들이 5만여개에 이르는 대만 기업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외에 후이저우(惠州), 제양(揭陽), 칭위안(淸遠), 허위안(河源), 사오관(韶關) 등도 규모에서는 아직 선전과 둥관에 미치지 못하나 홍콩 기업들의 투자 천국으로 부족함이 없다. 특히 선전과 둥관에 진출해 성공한 기업들의 재투자 지역으로 각광을 받는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지역별로 월 평균 50여개 기업들의 꾸준한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주장삼각주 경제권이 이처럼 홍콩 기업들에게 각광을 받는 이유는 우선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사실을 꼽아야 할 것 같다. 여기에 저렴한 수도료와 전기료, 홍콩과는 아예 비교가 안되는 낮은 부동산 비용 등의 요인도 무시하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좋은 치안과 각종 우대조치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최근 들어 진출 기업들의 업종이 정보기술(IT)을 비롯한 첨단 분야로 점차 변하는 현실은 무엇보다 갈수록 좋아지는 이런 투자 환경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홍콩과 주장삼각주 경제권이 완전히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돼 본격적으로 중국 경제를 견인하는 동력이 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문화일보 2005/05/31- 홍순도 특파원]